이제는 헤렌벤 차례다
┏ Eredivisie08/09시즌, 헤렌벤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이적이 유력하던 프라니치를 잡는 데 성공했지만 술레이마니와 자이벌론을 잃었다. 야심작이었던 마투시악은 건강 문제로 논의도 없이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여기에 솔리에드 체제는 성적 부진으로 해체설이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헤렌벤은 인내했고 솔리에드는 대답했다. 후반기부터 차츰 자리를 잡아가더니 기어코 창단 첫 우승컵(KNVB컵)까지 품에 안았다. 새로운 전기가 시작된 것이다. 09/10시즌이 헤렌벤의 역사에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포페 '킹' 데 한 아래에서도 이루지 못한 에레디비지 우승의 한. 과연 솔리에드 체제가 풀 수 있을까.
헤렌벤에게 09/10시즌은 '위기'이자 '기회'다. 프라니치는 떠났지만 엘름은 적응을 끝마쳤다. 시봉은 노쇠했지만 엔리케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파파도풀로스, 듀리치, 코닝이 가세했지만 그에 따른 전력누수가 거의 없었다는 점도 전망을 밝혀준다. 해마다 한 명씩 '빅 네임'들이 팀을 떠나는 추세지만 사실 전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현재의 헤렌벤은 과거 빅3의 흐름 - 특급 선수 1명과 잠재력 있는 선수 2~3명을 바꾸는 - 을 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루머대로 반 다이크와 루이스가 합류한다면? 양질의 스쿼드를 자랑하는 엄청난 팀이 될지 모른다.
전체적인 틀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공격에 중점을 둘 것이다. 솔리에드는 팀의 틀을 과감히 교체하기보다는 전임 감독 베르벡의 컬러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열쇠는 중원이 쥐고 있다. 지난 시즌 전반기 부진은 중원에서의 불균형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중원 장악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프라니치-바이리넨-그린드하임을 동시에 내세웠던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부진했던 바이리넨을 내리고 정통파 수비형 미드필더 스베츠를 기용하면서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 반 다이크에게 보내는 러브콜이 환영받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분명히 헤렌벤은 공격축구를 내세운 팀이다. 그럼에도 공격에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시봉은 하루가 다르게 노쇠하고 있다. 팀 내 최다 득점자 프라니치는 바이에른으로 적을 옮겼다. 베렌스는 정통파 윙으로 득점을 믿고 맡길 자원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전망은 밝다. 파파도풀로스와 잉겔스텐은 적응만 마친다면 최소 두자릿수 득점을 책임져줄 수 있는 자원들이다. 브라이언 루이스도 마찬가지다. 특히 루이스는 겐트에서 솔리에드와 호흡을 맞춰본 선수로 현 체제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솔리에드가 그의 합류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팀의 중심을 잡아 줄 뼈대가 탄탄하다는 점도 09/10시즌을 밝게 한다. 특히 엘름은 축복이다. 그의 존재는 다양한 공격패턴을 제공하며 나아가 탄력적인 스쿼드 운용을 가능케 한다. 체격으로 상대를 압도하는가 하면 영리한 플레이로 이를 역이용하기도 한다. 딩스다흐-바크 닐센이 보여줄 호흡도 기대된다. 정리해보면 1. 양질의 스쿼드, 2. 풍부한 그리고 재능 넘치는 공격진, 3. 탄탄한 뼈대 정도가 헤렌벤의 전망을 밝힌다. 물론 잠재적 불안요소도 있다. '영원한 숙제' 골키퍼진과 리더의 부재다. 만약 이 문제가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된다면? 3년 안에 패권에 도전하리라 감히 예견하겠다.
반 니스텔로이부터 훈텔라르까지. 특급 공격수를 여럿 배출해낸 클럽으로 이름을 알린 헤렌벤. 그러나 이들은 단지 '공격수 배출 양성소'에 그칠 클럽이 아니다. 에레디비지 내에선 탄탄한 재정과 뛰어난 스카우트 망으로 명성을 드높인 정상급 클럽이다. 충분히 트벤테, AZ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뛰어난 잠재력을 지녔다. 하지만 그러려면 가시적인 성과가 따라야 한다. 헤렌벤에겐 앞으로의 2~3년 성적이 어느 팀보다 중요하다. 도약과 정체. 이들의 미래가 궁금하다.






